2014.
개인이 홀로 존재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타인과 함께 마주한다는 것, 특히 그것이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인 동시에 결코 내가 아닌 아이라는 타자와 함께 마주한다는 것은 끔찍한 경험이다. 이따금씩 나는 내 안의 여러 모순된 감정들을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경험한다. 아이의 얼굴은 내가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나의 구멍, 나의 결점을 떠올리게 하고, 그 메꿀 수 없는 틈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의미를 찾으려는데서 출발한다고 보았다. 나는 내가 체험한 일상의 다양한 모습들에 의미를 부여하기 이전에 ‘그저 거기있음’(il y ya)으로, 판단을 중지하고 바라보는 방식으로 작업을 풀어나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것이 의미로는 설명할 수 없는 틈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Family Prospects (2014) 작가노트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