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인터뷰 – 하재민

posted in interview

첫번째 인터뷰 – 하재민

MK_001

 

Sunheehwang(이하 S) :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부탁.

Hajaemin(이하 H) : 의상디자이너이고, 현재는 새 컬렉션 작업하고 있어. 브랜드 Life Formula 런칭하려고 준비중.

S : 남성복? 여성복?

H : 둘 다. 거의 여성복 위주지만 남성복도 일부 있고.

S: 입을 순 있는거야? ^^

H : 물론 입을 수야 있지~ 입을 수야. 용기만 있다면 뭔들 못해? ㅎㅎ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옷으로 풀어보고 싶었다.

 

S : 작업실을 여기 익선동에 얻은 이유는?

H : 내가 이번에 새로 준비하는 브랜드가 한국 복식과 많이 관련이 있고, 꼭 옷 아니더라도 요새 한국 전통 복식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가지로 공부도 하고 있어. 최근 명상겸 요가를 배우고 있는데, 요가 선생님이 내 스승님이야. 요가 뿐 아니라 차도 배우고 여러가지 이론적인 것들을 다 가르쳐주시지.

S : 따로 스승님이라고 부르는 분이 계시는구나. 그럼 예전에 세인 마틴 졸업할 때 만들었던 옷들도 한복과 관련해서 만들었던 것들이야?

H : 전혀 관련없지. 전혀 상관없어. 누구는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어. 되게 한국적이라고 내가 보기엔 전혀 아닌데. 하하하. 그냥 막 갖다 붙이는것 같어. 영국에서 살면서 한국 복식을 응용해서 옷을 만들어봐야겠단 생각을 하긴 했지만, 졸전 작품하곤 전혀 연관 없어.

S : 컨셉이 뭐였어?

H : 내가 돈들을 썼잖아. 실제 돈들을 썼었어. 동전으로 옷 전체를 덮기도 했었고. 아무튼 자본주의에 대한 얘기였었지.

 

minky show

 <자료제공 : 밍키>

S : 자본주의에 관한 얘기?

H : 자본주의에 대한 내가 상상하는 꾸며낸 이야기였는데, 자본주의 안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 일대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해봤어. 상징적으로. 옷들 모양은 각 단계마다 성질, 특성,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어.

S : 영국 유학시절에 대해 얘길 해보자.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고 들었는데?

H : 브랜드 이름이 제이제이에스리라고 한국사람이야. 본명은 이정선씨고 세인마틴 졸업하고 석사를 졸업했지. 그 분은 큰 상을 받고 졸업을 했어. 엄청 상금도 크고. 석사때 그렇게 상을 받고 졸업을 하게 되면 바로 브랜드를 런칭을 해.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교수들이랑 친하기 때문에  그런 상을 받고 성공적으로 졸업을 하면 많이 도와주거든. 런던이 4대 패션 도시(런던, 밀라노, 파리, 뉴욕)중에서도 신진 디자이너들을 가장 열심히 도와준다고 해.

S : 꽤 성공적인 스타트라고 볼 수 있겠네?

H : 그 정도면 진짜 성공적인 케이스지. 그 제이제이에스리 라벨같은 경우엔 영국내에서 혼자서 스폰서 없이 창업한 브랜드로는 제일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어. 그게 가능했던게 서포팅 프로그램을 받았기 때문이고.

S : 서포팅 프로그램?

H : 영국 패션협회같은 그런 단체에서 후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탑샵에서도 후원도 해주고. 거기에 들어갔다는 것 만으로도 홍보효과가 장난 아니거든. 그런데 그렇게 지원을 받고 하는데도 자금이나 여러가지로 힘들어 하는걸 옆에서 봤거든. 현실의 벽이란 이런거구나 하는걸 느꼈지.

S : 그렇게 지원을 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가면서 했는데도 힘들다?

H : 계속 돈을 빚지고 주변사람들에게 줘야할 것도 못주고 하는 경우가 종종있었어. 매번 하면서 이걸 그만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하는걸 보면서… 와 이렇게 지원을 받아가면서 시작을 해도 이렇게 힘들구나 했지. 지금 패션계가 워낙 안 좋잖아. 유럽도 경기가 매우 안 좋고, 경쟁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고, 그리고 그마저도 대기업들이 다 집어 삼켰으니까… 작은 디자이너들은 그런 서포트 받은 사람들이나 겨우 살아남는거고 아니면 원래 자금줄이 좀 있거나 그런 사람들만 남는거지. 우리나라 디자이너같은 경우에는 신진 디자이너가 그 정도 규모랑 비슷한 브랜드들 가운데 옷 팔아서 돈 버는 사람들 별로 없어.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밀라노에서도 계속 쇼를, 그것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데도 정작 옷은 거의 못 팔고 계속 따로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쇼에 나가고 있어.

S : 씁쓸한 현실이네.

H : 뭐 그렇지.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주고 있는 작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S : 우리나라도 해외에서 쇼를 계속 하면서 활발히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은데. 준지나 우영미같은 분들은 이미 메이저고. 그 옛날 일본의 전성기 시절과 비교를 하자면 어떤 것 같어?

H : 지금 한국이 한류다 뭐다 음악이나 문화등 여러가지로 관심은 많이 받고 있는데, 그만큼 임팩트 있게 작업을 보여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음악적으로도 그렇고…옛날 그 시대를 보자면 레이 카와쿠보나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 등 그런 사람들은 당시의 파리를 휩쓸고 지금은 거의 전설같은 이름이 된 사람들이거든. 음악적으로만 봐도 YMO는 미국에 초청받아서 투어 공연을 하고 있었고. 우리나라는 음악이든 패션이든 그런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는 없다고 봐야지. 그리고 일본은 그 당시에도 일본다운 무언가를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우리나라가 보여주고 있는 음악들 예를 들면 싸이가 유명해지고 주목을 받고 그러는데, 사실 그게 한국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나? 난 아닌 것 같어. 그게 뿌리가 한국 문화에 있는 것도 아니고,

S : 한국적인 색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가?

H : 꼭 한국적이어야 한다라기보다는 오리지널한 것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단거지. 싸이 음악이나 그런 것은 미국의 팝 음악을 베이스로 좀 재밌는 비디오를 찍고 코믹한 춤으로 뜬건데, 그냥 일단 본질적으로 작업 자체가, 노래 자체가 오리지널해서 그게 인정받았다고 생각들진 않거든. 질적으로 다른거지. 물론 시대가 달라서 그걸 곧이곧대로 비교를 할 순 없겠지만,  아 물론 그렇다고 내 말은 모든 사람들이 한국의 전통적인 것을 해야한다는 것은 아니야. 그냥 진짜 한국만의 시각이라던가 특별히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 이 현상들이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이러한 관심들은 오히려 ‘아, 쟤네가 별로 가진게 없구나’ 하고 밑천이 금방 바닥나 버리면 언제 그랬냐는듯 돌아설거거든.

 

MK_004

 

 

S : 고니는 새끼 디자이너야?

H : 나를 도와서 같이 일하는 스텝이지. 내가 이름도 붙여줬어. 익선동에서 일하는 로랑. 익선로랑이라고. ㅎㅎㅎ

S : 돈은 주고 쓰는거야? ^^

H : 물론이지..

S : 이 얘길 왜 꺼냈냐면, 최근에 핫 이슈가 된 열정페이 얘기좀 해 보려고. 패션계의 고질적인 이야기. 그런데 사실 그게 패션뿐만 아니라 영화판도 그렇고 예술계에선 비일비재한 얘기잖아. 우리가 보통 외국은 안 그런데 우리나라만 아직 제도적으로나 사람들의 마인드가 후진적이어서 그렇다고 말하곤 하는데 영국은 어때?

 

H : 영국 장난 아니지. 우리나라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아. 그나마도 많이 시정이 되고 고쳐나가고 있다고는 하는데 아직 멀었어. 택시비랑 밥 값 주면 잘 주는거야. 그것도 못 받는 애들도 수두룩하고.

S : 의외네. 외국은 인권이나, 최저임금법 이런거에 관해서 철저할 줄 알았는데.

H : 그렇지. 근데 패션계는 예외적인 경우가 많아. 뭐랄까 패션계의 인턴은…그냥 인간이 아니야. 하하

S : 어쨌든 불법이잖아.

H : 불법이지. 그게 다 한번 걸려서 영국도 한바탕 난리가 났었어. 그리고 나서 시정조치가 생긴거고. 지금은 많이 고쳐졌다고 듣긴 들었는데 지금도 아마 여전할거야.  그런데 파리랑 비교를 한다면 파리는 안그래. 파리는 인턴을 하면 최저 임금을 받거나 그 이상을 받으면서 일을 해.

S : 그건 어떻게 아는거야?

H : 내가 갔다 왔으니까. 내 주변의 친구들도 그렇고. 그래서 파리에선 인턴을 해도 어느 정도 먹고 살 만한 거지. 런던에서 그런걸로 아주 악명높은 대표적인 케이스가 알렉산더 맥퀸이야. 기본이 하루에 13시간씩 일을 해. 새벽 늦게까지 일하고도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해야하고, 거의 주말도 없이 하거나 하루정도 쉬거나 그렇게 돌리면서 뭐 밥 값이랑 차비만 챙겨줬나? 아마 그럴거야.

S : 맥퀸이? 의외네.

H : 악명 높아 아주. 학교에서도 인턴애들 여기저기 하러가라고 보내는데 맥퀸은 가지 말라고 할 정도로 업계에선 소문이 쫙 났지.

S : 그래도 가지?

H : 가지. 배우는 것도 있고. 어차피 다른데 가봤자 페이를 못 받는건 비슷하니까. 이왕 그럴거면 맥퀸에 들어가서 배우기라도 하자 뭐 이런 생각으로. 내가 결정적으로 회의가 든건, 맥퀸이면 일단은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란말야. 스폰서도 빵빵하고 근데 맥퀸의 컬렉션을 만드는 인력의 80%가 무급 인턴이야. 물론 중요한 결정 그런건 윗사람들이 하겠지만 어쨌든 실질적인 노동력의 80%는 무급이란 말이야. 공짜란 뜻이지. 그런 인력을 갖고 그 쟁쟁한 스폰서들을 등에 업고 비지니스를 한건데, 맥퀸이 살아있는 동안 10년 가까이 컬렉션을 했는데 한 시즌만 흑자였고 나머진 다 적자였어. 80% 무급 인턴을 돌리면서 맥퀸이라는 이름에 그 많은 스폰서까지 등에 업고 했는데도 한 시즌 빼고 다 적자란말야. 이거는 문제가 있는거지. 단순히 맥퀸만의 문제라기보단 업계 자체에 문제가 많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어. 물론 잘되는 회사도 있지만. 영국에서 유명한 후세인 살라얀, 내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인데 여기도 재정적으로 힘들다고 들었어. 요지 야마모토도 부도 났고. 크리스챤 라크로와는 브랜드가 아예 없어졌고..

S : 너가 생각하는 패션 업계의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해?

H : 구조적으로 인풋 대비 아웃 풋이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어. 마케팅이나 이런 데에 쓸데없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어. 내가 쓸데 있다 없다를 판단할 주제는 아니지만..쇼 하는데에 돈을 엄청나게 쓰고. 물론 맥퀸이 잘 못한 부분도 있겠지. 아이러니한건 맥퀸이 죽은 뒤에 회사가 더 잘나가고 있다는거야. ㅎㅎ 어떻게보면 다 일루젼인거지.

 

life formula<Life Formula>

 

옷이란 철학을 담는 그릇

 

S : 마지막으로 패션은 뭐라고 생각해? 패션에 관한 자신 만의 철학 같은게 있다면?

H : 특히나 요근래 들어와서 더 느끼는 것 중에 하나는 옷을 짓는 다는 것은 의식주 중에 하나를 하는건데, 일단은 의식주란 것이 철학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해. 그릇. 결국 철학이 바뀌려면 의식주가 다 한꺼번에 바뀌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래야 생활이 바뀌는거니까. 철학이란게 철학자들이 얘기하는 그런 어려운 것들만이 철학이 아니라, 내가 하는 단순한 선택들이 다 나의 철학인거고 그게 어떻게보면 진짜로 중요한 것들이거든. 실천하지 않는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한거고. 삶의 태도라고 말할 수 있지. 옷은 그런 것을 담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MK_003

 

LifeFormula

하재민 facebook 

2015. 02.

 

Facebooktwittergoogle_plusby feather

1 comment

  1. 아무생각 없이 사는건 아니었구나………
    ㅋㅋㅋ

    옷이란 철학을 담는 그릇
    의식주는 그만큼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젠 생존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훨씬 벗어났으니까

    ‘주’ 영역에 해당하는 회사에 다녀서 그런지
    집과 라이프스타일의 상관관계 ,
    그 중요성을 더 느껴가는중

    밍키가 요걸로 성공해서 지금 말한것들
    꼭 실천하고 나도 살만한 옷 만들어주길 ㅋ ㅋ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